체험후기

대회 나는 살아있다! 광안리 S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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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aysonjeho 조회 504회 작성일 21-11-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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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여름 그리고 20211120일 토요일 광안리 해변에서 나는 살아 있는’ 날들을 보냈다. <2회 광안리 SUP 남극 펭귄 대회>에 참가 신청을 하고 나서, 나는 긴장과 설렘 속에 한 달을 보냈다. 

 

     내가 서울에서 부산으로 온 지 4개월째. 광안리 SUP을 처음 알게 된 후 열 번째 보드를 타는 날이다. 많지 않은 보딩 경험이지만 50대 후반의 나이마저 잊게 만든 SUP의 매력 때문에 결국 대회 참가까지 하게 되었다.

 

     1020분 첫 경기를 앞두고 나는 혼자 천막 아래에 앉아 있었다. 혼자 있는 모습이 드물었는지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혼자 오셨어요?”

보드는 오래 타셨어요?”

아니요. 여름에 여행왔다가 SUP하면서....근무지도 옮기고

대단한데요

 

     주로 동호회원들이거나 대학생 친구들이 성인부로 출전한다고 했다. 나는 대회에서 무엇인가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대학생들과 젊은 선수들이 입상한 결과를 보면서 좀 더 일찍, 좀 더 젊을 때 SUP을 알았더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떨결에 첫 경기를 마쳤다. 나는 아직 SUP이 익숙하지 않았다. 출발선에서 스타트가 늦었을 뿐만 아니라 레이스 초반에는 패들의 블레이드를 뒤집어서 저었다고 한다. 안면 있는 스태프가 일러주었다나는 레이스 후반이 되어서야 몇 명의 선수를 앞지를 수 있었다. 조 예선 10위로 가까스로 결승전에 진출하게 되었다. 해변에 올라 서자마자 긴장이 풀리면서 숨이 차오르고 다리도 후들거렸다. 그런데 이런 것은 이 순간에만 알 수 있는도전하는 자의 쾌감이란 걸 알기에 기분이 좋았다.

 

    결승전까지 잠시 여유가 생긴 틈을 타서, 푸짐하게 받은 참가기념품을 꺼내 보기도 하고, 오징어게임을 하면서 뽑기 선물도 얻는 즐거움을 누렸다. , Bar에서는 어묵, 붕어빵, 커피와 차도 무료로 제공되었다. 적당히 따스한 해변 천막에 앉아 광안리 앞바다에 펼쳐진 윤슬을 바라보는 것은 사치에 가까울 만큼 좋았다.

 

     초등부와 청소년부 남녀별 경기가 끝나고 나서 오픈부 선수들의 2Km 경기가 시작되었다. 프로페셔널 보더들이 물살을 가르며 지나간 궤적에는 광안리 바다의 열정이 일렁거렸다. , 가족끼리이거나 친구끼리 힘을 합치는 Big SUP은 함께 하는 스포츠의 감동이 파도처럼 일었다. 드디어 성인부 결승전이다. 19명이 동시에 출발. 나는 얼마 나아가지도 않았는데 바닷물에 빠졌다. 보드의 바닥에 있는 핀이 암초에 걸리면서 균형을 잃었던 것이다. 반환 부표를 향해 맨 뒤에서 패들링했다. 그리고 강습받을 때 배운 터닝 패들링을 하면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고, 골인 지점을 향해 힘껏 패들링하여 한 두 선수를 앞질렀다. 16위로 골인했다.

 

     SUPrise 아카데미에서 지도해 주었던 강사 세 사람을 대회 현장에서 만난 것은 큰 응원이 되었다. 오랜만에 보는데도 먼저 인사해주고 다정했다. 슈트를 대여하거나 보드를 정리하며 대회 진행을 도우는 스태프로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최고로 멋진 청년들로 기억한다.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다.

 

     시상식은 재미있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경품 추첨도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나는 2등에 당첨되어 미니 냉장고를 받았다. 이보다 더 의미 있는 하루가 된 것은 따로 있다. 광안리 해변은 나에게 살아 있다는 소중한 느낌을 선물해준 것이다. 수영구청과 한국해양소년단의 헌신 덕분이기도 하다. 이제 겨울이 되면 SUP을 쉬어야 한다니.... 정말 아쉽다. 벌써부터 내년 시즌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다시 SUP 대회에 도전하기로 스스로 약속한다. (김재호)